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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3 CONCERT Highlight] 클래식 음악 팬들을 설레게 하는 화려한 2023년 라인업 조회수 420
작성자 클럽발코니 작성일 2023-01-09 17:29:23

[2023 CONCERT Highlight] 클래식 음악 팬들을 설레게 하는 화려한 2023년 라인업
Club BALCONY 매거진 107호 (2023년 1~3월호) 中

글/김용래, 임지우 연합뉴스 문화부 기자


2023년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 극장은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했을 때에도 빠지지 않는 최고의 라인업을 갖췄다. 베를린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유럽의 명문 악단들이 올해에도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요요 마, 조성진, 임윤찬, 예핌 브론프만, 고티에 카퓌송, 루돌프 부흐빈더 등 명연주자들의 협연과 독주 무대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서울시향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얍 판 츠베덴의 데뷔 무대도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 3월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의 캐치프레이즈는 ‘경계를 넘어’다. 우리와 그들을 가르고 서로에게 다가서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수많은 ‘경계’들을 음악의 힘으로 건너고 또 뛰어넘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연주 형태별, 일정별 출연 아티스트를 미리 체크해두고 멋진 공연들을 알차게 찾아가보자.


 


페스티벌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힘

상반기 국내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인 통영국제음악제가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경계를 넘어(Beyond Borders)’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체코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온드레이 아다멕,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 수상자인 미셸 판 데르 아,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 등의 작품이 한국 초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축제 기간 공연은 모두 25차례 마련된다.

비디오아트, 회화, 현대음악이 어우러지는 아다멕의 2012년 작품 ‘디너’가 아시아 초연으로 4월 8일 연주되며, 미셸 판 데르 아의 최근작 ‘북 오브 워터’가 4월 4일 한국 초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거장으로 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디나스 카바코스는 4월 9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진은숙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정적의 파편’을 아시아 초연으로 들려준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이 위촉한 신작의 세계 초연 무대도 열린다. 이번 음악제의 상주작곡가로도 참여한 아다멕과 한국 작곡가 최현준의 위촉 신작이 4월 3일 세계 초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탄생 100주년을 맞는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 탄생 150주년을 맞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를 조명하는 무대도 준비된다.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세계적인 현대음악 연주 단체인 앙상블 모데른은 4월 6일 리게티 피아노 협주곡 등을 들려준다. 2022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한재민의 리사이틀이 4월 1일 열리며 현악 4중주단 에스메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비올리스트 박하양 등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국제음악제는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펜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이 기간에 서울국제음악제의 주제가 ‘위로’와 ‘희망’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에는 음악의 본질인 ‘아름다움’에 보다 중점을 두기로 했다. 1823년을 기준으로 10년 전후에 탄생한 낭만 음악의 거장 바그너와 브람스를 올해의 주요 작곡가로 선정해 이들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10월 6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개막 음악회에서는 바그너의 위대한 서사시 링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라인의 황금> 콘체르탄테를 선보인다. 이 외에 브람스의 우아한 선율과 낭만의 끝자락을 잡고 유영했던 시벨리우스, 현대에 다시 부흥한 신낭만주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작곡가 이상인과 류재준의 신곡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마련된다. 전 세계에서 모인 실력파 연주자들이 거장 바실리 페트렌코의 지휘봉 아래 SIMF 오케스트라, SIMF 합창단으로 함께한다. 한국 핀란드 5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회(10.9 장소 미정)도 예정돼 있다. 


 


화려하고 풍성한 관현악 무대

먼저 서울시향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네덜란드의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의 8차례의 무대가 눈에 띈다. 판 츠베덴은 올해 하반기에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차이콥스키 등의 프로그램을 들고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현재 그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데 올 하반기부터 차기 서울시향 음악감독 자격으로 서울시향의 지휘봉을 잡는다.

먼저 그는 7월 20~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외부 협연자 초대 없이 서울시향과 만난다. 서울시향과 처음 만나는 무대인 이 공연에서 판 츠베덴은 베토벤 교향곡 7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이라는 정석을 택했다. 11월 23~24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5번을 들려준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최초로 연주된 쇼스타코비치 작품이기도 하다. 1979년 레너드 번스타인이 뉴욕 필을 이끌고 내한했을 때 초연된 곡으로, 박정희 정권은 공산 국가 작품이라는 이유로 뉴욕 필에 프로그램 변경을 요구했지만 번스타인의 고집으로 초연이 예정대로 성사됐다는 일화가 있는 곡이다. 서울시향도 1982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274회 연주회에서 이 곡을 처음 연주한 역사가 있다. 당시 쇼스타코비치의 친아들 막심 쇼스타코비치가 직접 서울시향을 지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1월 30일과 12월 1일에는 각각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협연해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김봄소리는 서울시향과 처음 무대에 서지만 판 츠베덴과는 2018년 경기 필 공연과 작년 뉴욕 필 공연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서울시향은 2부에서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은 12월 21일과 22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준비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작곡가 신동훈에게 위촉한 신곡도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서울시향 음악감독 임기가 작년 종료된 오스모 벤스케는 3월까지 시벨리우스의 작품을 지휘하며 임기 중 시작했던 ‘시벨리우스 사이클’을 이어간다. 서울시향은 벤스케의 지휘로 핀란드 출신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과 시벨리우스 성악곡으로 1월 12~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새해 공연의 문을 연다. 교향시 ‘포욜라의 딸’과 ‘가을 저녁’ ‘망누스 남작’ ‘봄은 서둘러 지나가고’ 등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시벨리우스 가곡들을 선보이며 시벨리우스의 마지막 교향곡인 7번으로 첫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3월에도 벤스케의 지휘로 공연이 2주간 열린다. 먼저 힐러리 한과 더불어 도이치 그라모폰의 간판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 중인 리사 바티아슈빌리가 3월 24~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벤스케·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다. 바티아슈빌리는 이번이 첫 내한이다. 벤스케는 3월 30일, 31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904년 오리지널 버전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엘리나 베헬레와 함께 선보인다. 이 곡은 시벨리우스 가문이 1990년부터 자신들이 승인한 지휘자와 바이올리니스트에게만 연주할 권리를 주는 곡이다. 벤스케는 1990년 이 가문의 승인을 받은 첫 지휘자이며 엘리나 베헬라는 2015년에 이 협주곡 연주를 허락받았다고 한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의 오리지널 버전은 국내에서 듣기 힘든 이례적인 곡이다. 시벨리우스는 이 협주곡을 1903년 완성한 뒤 이듬해 초연을 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작품이 지닌 매우 고난도의 테크닉에다 초연 날짜가 예정보다 당겨지며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연주되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원작의 상당 부분을 삭제하고 수정한 두 번째 버전이다. 올해 3월 두 차례 공연에서 벤스케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6번과 2번을 대단원으로 시벨리우스 사이클을 마무리한다. 다만, 올해 3월까지 벤스케의 공연 일정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벤스케는 지난해 12월 낙상 사고를 당해 수술을 한 뒤 재활 치료 중에 있다.


 


젊은 한국인 아티스트들과의 풍성한 협연무대

2022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이 10월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처음으로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선보인다. 이 무대는 2016년과 2019년 서울시향과 함께 라벨과 프랑크 등 프렌치 레퍼토리를 선보였던 프랑스 출신 지휘자 파비앵 가벨이 지휘한다.

2021년 이탈리아 부소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5월 11~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전 서울시향 수석 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하며, 이번 무대에서는 바그너의 음악극 시리즈 <니벨룽의 반지> 가운데 주요 테마곡들을 발췌해 하나의 통일된 관현악곡으로 헨크 더블리허르가 편곡한 작품이 연주된다.

6월 29~30일에는 2017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러시아 출신의 거장 미하일 플레트뇨프의 지휘로 협연한다. 플레트뇨프는 이 공연에서 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세계적인 명성의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여럿 준비 중이다. 3월 10~1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은 잉고 메츠마허의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와 협연 무대를 꾸민다. 무대에서 간혹 맨발로 연주해 ‘맨발의 피들러’라는 별명이 붙은 코파친스카야는 세계 톱 오케스트라들의 섭외 1순위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연주자다. 첫 내한인 이번 무대에서는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레퍼토리로 골랐다. 지휘자 메츠마허도 이번 무대가 첫 내한이다. 그는 2부에서 경건함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선택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히는 조슈아 벨은 5월 18~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첫 협연 무대를 마련한다.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수려한 외모 덕에 여러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스타 바이올리니스트다. 비외탕 바이올린 협주곡 5번과 쇼송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시’를 들려준다.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피에르로랑 에이마르의 협연도 4월 19~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돼 있다. 에이마르는 불레즈, 리게티, 메시앙 등 20세기 현대음악의 거장들에게서 사랑받아온 독보적인 피아니스트로, 미국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함께 리게티의 피아노 협주곡을 선사한다. 리게티는 생전에 에이마르를 자신의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완벽하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꼽은 바 있다.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과의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낸 KBS교향악단이 내년에도 그 여정을 이어간다. 잉키넨 감독은 2022년에는 시벨리우스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며 ‘진짜 핀란드 이야기’를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면 2023년에는 말러, 베를리오즈, 라흐마니노프, 월튼, 베토벤으로 이어지는 보다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1월 28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새해 첫 정기연주회에서는 선우예권의 협연으로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와 말러 교향곡 5번을 지휘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도 등장해 관심을 모은 말러 교향곡 5번은 1악장의 장송 행진곡으로 시작해 4악장의 아름다운 아다지에토를 거쳐 환희로 가득 찬 5악장으로 이어지는 대곡이다.

이어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4.1 예술의전당),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e단조(5.25 롯데콘서트홀), 월튼 교향곡 1번(10.26 예술의전당), 베토벤 교향곡 ‘합창’(12.23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지는 레퍼토리로 악단과의 두 번째 시즌을 마무리한다.


떠오르는 ‘슈퍼 루키’ 부터 세계적 거장의 만남

2월 2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뤄지는 이스라엘의 거장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과의 만남이 눈에 띈다. 수십 년간 여러 명문 악단을 지휘하며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온 인발이 오랜만에 내한해 KBS교향악단과의 특별한 호흡을 선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닝 펑과 함께하는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비롯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 g단조 ‘1905년’을 들려준다.

9월 1일 예술의전당에서는 ‘첼로 신동’ 한재민과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특별한 만남이 이뤄진다. 한재민은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 C장조를 협연하며, KBS교향악단은 5대 상임지휘자이자 현 계관지휘자인 정명훈과 녹슬지 않은 호흡으로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에서 이제는 작곡과 지휘까지 활동 반경을 넓힌 음악가 파질 세이가 직접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워터’를 연주하는 794회 정기연주회 무대도 주목할 만하다. 파질 세이는 최근 뉴질랜드 오클랜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로 임명된 한국의 차세대 지휘자 성시연과 함께 9월 19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다비트 라일란트 음악감독이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내년 총 8번의 정기 연주회를 열고 대중부터 클래식 애호가까지 만족시킬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1월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2023 시즌 오프닝 콘서트에서는 교향곡부터 오페라, 발레, 판소리까지 장르와 국적을 오가는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의 에너지 넘치는 선율로 문을 연 뒤 슈만 교향곡 3번 ‘라인’, 프로코피예프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비제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에 이어 소리꾼 고영열과 함께하는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들려준다.

2월 1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연주회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교향곡 중 하나인 ‘운명’ 교향곡으로 클래식 입문자들도 편히 즐길 만한 무대를 꾸민다. 함께 들려주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역시 브람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자 베토벤, 멘델스존과 함께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도 꼽히는 작품으로 친숙하지만 가볍지 않은 걸작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바이바 스크리데가 협연자로 나서 브람스 탄생 19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완성한다.

2022년부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상주작곡가로 활동하는 전예은의 두 번째 위촉곡 ‘튜닝 서곡’의 세계 초연 무대도 눈길을 끈다. 라일란트 감독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4월 6일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주제로 열리는 연주회에서 전예은의 곡을 연주한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바리톤 양준모와 함께 말러의 ‘뤼케르트 가곡’ 연주도 들려준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은 5월 4일 내한해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카퓌송은 영화 음악가로도 잘 알려진 대니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을 한국 초연으로 들려준다.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날 공연에서는 차이콥스키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과 발레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모음곡을 함께 연주한다.

9월 17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공연은 지휘자부터 협연자, 레퍼토리까지 모두 눈길을 사로잡는다. 먼저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과 이탈리아 시립 오페라 극장에서 여성 지휘자 최초로 포디엄에 오른 우크라이나 출신의 옥사나 리니우가 내한해 국립심포니와 호흡을 맞춘다. 프로그램으로는 리니우의 시그니처 레퍼토리이자 팝 가수 에릭 카멘의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아(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에 차용돼 대중에게도 친숙한 명곡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과 그간 무대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하차투리안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를 함께 택해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모두 만족시킬 만한 무대를 꾸민다. 2000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던 바이올린 스타 세르게이 하차투리안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조성진·임윤찬 해외 명문악단들과의 협연

독일의 명문 악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3월 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정명훈의 지휘로 조성진과 협연한다. 정명훈은 이 악단에서 2012년 수석 객원지휘자로도 함께한 바 있다. 1548년 설립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을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으로 들려준다.

베를린 필하모닉도 11월 11~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키릴 페트렌코의 지휘로 조성진과 협연한다. 뮌헨 필하모닉도 11월 내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정명훈의 지휘로 클라라 주미 강과 임윤찬이 협연할 예정이다.

스위스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6월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협연한다. 미하엘 잔데를링 상임 지휘자의 지휘로 임윤찬과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선사하고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 등을 연주한다.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들이 모인 ‘빈-베를린 챔버 오케스트라’는 7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하이든, 모차르트 등 독일과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의 음악으로 무대를 채운다.

네덜란드의 명문 관현악단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는 11월 11~13일(미정)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파비오 루이지가 지휘봉을 잡아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등으로 프로그램을 채우며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협연자로 나서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맞은 성악계

국립오페라단은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탄생 210주년을 맞아 ‘비바 베르디! 비바 오페라!’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올 한 해 동안 베르디의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나부코>를 제외한 <맥베스>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세 작품은 모두 새 프로덕션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국립오페라단은 4월 27~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맥베스>를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를 바탕으로 극중 인물들 간의 복잡한 심리를 치밀한 음악적 구성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베르디의 초기작인 <맥베스>는 열 차례가 넘는 장면 전환과 고난도 테크닉을 요구하는 음악으로 공연이 쉽지 않기로 정평이 나 있다. 화려한 장면 전환과 마녀들의 강렬한 퍼포먼스, 입체적인 캐릭터의 향연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2016년 <오를란도 핀토 파초>로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바로크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주고, 지난해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 기도> 국내 초연으로 호평을 받은 연출가 파비오 체레사가 또다시 연출가로 나선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코벤트 가든,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는 지휘자 이브 아벨이 손을 잡고 에너지 가득한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두 번째 정기 공연 작품은 형제의 비극을 담은 <일 트로바토레>(6.22~25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다. <일 트로바토레>는 베르디 오페라 중 가장 박력 있고 열정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와 함께 베르디의 3대 오페라로 꼽히는 이 오페라는 엇갈린 운명의 장난으로 친형제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잔혹한 복수극에 베르디 특유의 색채 짙고 명징한 선율을 덧입힌 작품이다. 작년 국립오페라단의 <아틸라>를 연출했던 잔카를로 델 모나코가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2017년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탄 신예 마에스트로 레오나르도 시니가 폭발력 있는 오케스트레이션을 선사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한 <라 트라비아타>는 9월 21~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팬들을 찾아간다. 전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설명이 굳이 필요 없는 이 인기작은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마농> 등의 전작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과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다시 손을 잡아 세련되고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3년 국립오페라단의 네 차례 정기 공연의 마무리는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나부코>다. <나부코>는 젊은 시절 잇따른 실패로 힘들어했던 베르디에게 작곡가로서의 큰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베르디는 “이 작품으로 나의 본격적인 예술가 인생이 시작됐다”고 자평하는 등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대담한 연출로 유명한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지휘자 홍석원이 2021년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당시 한국의 전통 문양을 활용한 의상과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로 호평받았던 이 작품은 이번에도 대규모 군중 신 등 관객을 압도하는 장면들을 대거 준비 중이다. 특히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대규모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펼쳐내는 강력한 사운드로 오페라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정기 공연에 앞서 1월 6~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여는 신년 음악회 ‘희망의 소리’ 중 7일 공연에서 네 작품 속의 주요 장면을 추려 하이라이트 콘서트도 선보인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는 5월 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번 시즌 자신의 공연 타이틀인 ‘오페라의 왕과 여왕들(Kings and Queens of Opera)’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 시대 최고의 ‘밤의 여왕’으로 불리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다.


 


리사이틀, 젊은 음악가들부터 세계적인 거장까지

목요일마다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기획 공연 ‘아름다운 목요일’은 2023년에도 세계적 거장부터 떠오르는 젊은 음악가들까지 다양한 무대로 찾아간다. 2023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인 피아니스트 김수연이 ‘화음: 그림과 음악’을 주제로 다섯 번의 공연을 선보인다. 김수연은 2021년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동양인 피아니스트 최초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1월 5일 신년음악회 ‘스케치’로 문을 연 뒤 4월 27일 ‘블렌딩’, 8월 31일 테너 김세일과 성악-피아노 2중주, 9월 7일 ‘필리아: 모차르트’, 12월 7일 현악 4중주단 다넬 콰르텟과의 피아노 5중주 ‘콜라주 파티’까지 총 5회의 무대를 선보인다.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의 무대도 준비된다. 2022 슈투트가르트 세계 마림바 콩쿠르 1위를 수상한 퍼커셔니스트 공성연이 1월 12일 타악기의 깊은 울림 속으로 관객을 이끈다. 독일 뮌헨 ARD 콩쿠르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김준형은 1월 26일 무대에 오르며, 2022 도쿄 국제 비올라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박하양(2.2)과 프라하 국제 음악 콩쿠르 바순 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바수니스트 김민주(2.16)도 관객과 만난다. 2021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콩쿠르 우승에 이어 2022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의 주인공이었던 첼리스트 한재민도 8월 24일 스페셜 콘서트로 찾아간다.

평생을 음악에 바친 세계적인 클래식 거장의 무대인 ‘금호 익스클루시브’ 시리즈로는 독일 정통파 피아니스트 게르하르트 오피츠가 11월 2일 10년 만의 내한 공연으로 찾아온다. 1953년생인 오피츠는 빌헬름 켐프, 클라우디오 아라우, 빌헬름 박하우스 등 20세기 독일 피아노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음악가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악보에 충실한 해석을 중심으로 담담하고 절제된 연주로 서서히 음악에 젖어들게 하는 독일 피아니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피아니스트 박종해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이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스페셜 트리오(11.22~23) 등 특별한 기획 무대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세계 최고의 현악 4중주단으로 손꼽히는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마지막 공연 ‘라스트 댄스’도 5월에 만날 수 있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미국 건국 200주년을 기념해 미국의 철학자 왈도 에머슨(1803~1882)의 이름을 따 1976년 창단된 앙상블로 9번의 그래미상 수상(2번의 최우수 클래식 음반 포함), 3번의 그라모폰 수상, 실내악단 최초로 미국 최고의 영예인 에이브리 피셔상을 수상한 역사상 가장 독보적인 현악 4중주단으로 꼽힌다. 40년간 현악 4중주단의 최정상 자리를 지켜온 이들은 2022년 은퇴를 선언했고 팬들에 대한 마지막 선물로 전 세계 투어를 기획해 2021년 11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영국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홀, 쾰른의 쾰른 필하모닉 홀 등 세계 곳곳의 주요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투어가 5월 25~28일 열리며 서울에서는 5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 연주회를 갖는 실내악 단체 앙상블오푸스는 ‘전통과 혁신’을 주제로 3월 23일과 9월 8일에 각각 21, 22회 정기연주회를 마련한다. 3월 23일 공연에서는 ‘앙상블오푸스의 브람스’라는 제목으로 낭만 시대를 관통한 브람스의 실내악 작품 3곡을 집중 조명한다. ‘가슴 깊이 간직한 동경’ ‘아기 예수를 위한 자장가’로 이루어진 <두 개의 가곡, Op. 91>은 원래 성악, 비올라, 피아노를 위한 작품이지만 이번 연주회에서는 작곡가 류재준이 비올라와 첼로, 피아노를 위해 편곡한 작품을 선보인다.


피아노 애호가들을 위한 무대

다닐 트리포노프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2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정돼 있다. 2014년 리사이틀 이후 9년 만에 한국 무대를 밟는 것이다. 트리포노프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 및 전 부문 그랑프리(2011), 루빈슈타인 콩쿠르 우승(2011), 쇼팽 콩쿠르 3위(2010)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2월 내한 공연에서는 러시아 정통 레퍼토리에 능한 본인의 강점을 살려 고전과 낭만의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1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 브루스 리우가 처음으로 내한해 3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갖는다. 쇼팽, 라모, 리스트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들려줄 계획이다. 작년 4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고 쇼팽, 라모의 작품을 녹음해 평단의 쏟아지는 찬사를 받은 바 있는 리우이기에 이번 프로그램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성진은 7월 4~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름 리사이틀 투어를 시작한다.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쇼팽 프로그램에 천착하지 않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여왔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걸작을 소개하는 것을 즐긴다고 밝히기도 한 조성진은 2020년 베르크, 2021년 야나체크 피아노 소나타를 리사이틀 프로그램에서 소개했고, 작년엔 부산과 성남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 헨델 등 바로크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조성진은 다양한 피아노 레퍼토리를 소개하며 조성진이 왜 세계에서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줄 예정이다.

루돌프 부흐빈더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프로그램을 들고 또다시 한국을 찾는다.


스승과 한 무대에 서는 장한나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가로 손꼽히는 첼리스트 요요 마가 11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요요 마는 이번 무대에서 1978년부터 함께 연주해온 오랜 음악 동지인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톳과 함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요요 마는 18개의 그래미상을 받았으며, 100장이 넘는 음반을 내는 등 무수한 음악적 족적을 남기며 정상급 음악가의 자리를 50년 넘게 지켜오고 있다. 클래식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협업을 통한 음악적 도전을 즐기는 요요 마의 음악은 언제나 기대감과 새로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동생 정명훈, 첼리스트 지안 왕과 꾸미는 무대도 관심을 끈다. 정경화·정명훈·지안 왕은 9월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트리오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남매 음악가로 유명한 정경화와 정명훈이 11년 만에 한 무대에 오른다. 첼리스트 정명화를 대신해 이들과 가까이 지내온 첼리스트 지안 왕이 정 남매의 특별한 한 해를 축하하기 위해 나섰다.

지휘자로 변신했던 장한나가 오랜만에 다시 첼리스트로 돌아와 스승인 거장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한국 투어에 나선다. 일단 9월 23~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장한나와 미샤 마이스키, 디토 오케스트라가 참여하는 이번 투어에서 마이스키의 스승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된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 등을 들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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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발코니 (클럽발코니 매거진 107호 [2023년 1~3월호]) ©clubbalcony.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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