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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OVER Story] CREDIA Proms 조성진 그리고 쇼팽 조회수 776
작성자 클럽발코니 작성일 2022-08-11 13:29:08

[COVER Story] CREDIA Proms 조성진 그리고 쇼팽
Club BALCONY 매거진 105호 (2022년 7~9월호) 中

글/이지영 클럽발코니 편집장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무대가 오는 8월 31일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함께 풀랑크, 거슈윈,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을 한 무대에서 연주한다.
서울 공연 하루 전인 30일에는 세종시 예술의전당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실내 공연을 갖는다.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조성진은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과 함께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고 2016년, 쇼팽의 네 개의 발라드와 피아노 협주곡 1번 앨범을 발매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아난드레아 노세다와 함께한 협연 무대는 해외에서도 만날 수 있었는데, 이후 ‘레퍼토리가 쇼팽에 국한되지 않도록’ 쇼팽 프로그램과는 살짝 거리를 두었다. 이듬해에는 드뷔시 독주 앨범을 발매했고, 곧이어 지금까지도 호연으로 평가받고 있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야닉 네제 세갱이 지휘하는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남겼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을 포함해 베르크, 리스트 소나타 녹음반을 내놓았다. 곧이어 지방까지 이어진 많은 횟수의 연주회에서 이 프로그램을 연주했는데, 신기하게도 투어 기간 내에는 확진자가 적고 방역 기준이 높지 않았던 덕에 지방까지 모든 공연 일정을 소화했다.
2021년에는 5년 만에 쇼팽을 다시 찾았다. 네 개의 스케르초와 에튀드, 녹턴, 즉흥곡, 그리고 첫 앨범 때와 마찬가지로 지아난드레아 노세다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스케르초 전곡 앨범을 발매했다. 이로써 두 개의 쇼팽 협주곡을 모두 녹음하고 오는 8월 31일에는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함께 쇼팽 협주곡 1번, 2번을 한자리에서 연주한다.
조성진은 지난 2019년,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쇼팽 협주곡 1번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지휘하며 연주한 적이 있다. 지휘자로서 전향하기 위한 첫 무대가 아니었냐는 추측성 보도가 많았지만, 조성진은 “피아니스트로서 협주곡을 연주할 때 내가 원하는 오케스트라 소리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이런 무대를 만들었다. 모차르트, 쇼팽 협주곡은 피아니스트가 지휘를 맡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무대에서도 조성진은 크레메라타 발티카를 리드하며 자신이 원하는 ‘조성진식 쇼팽 협주곡 전곡 연주’를 완성할 계획이다.
올해로 창단 25주년을 맞이하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발트해 연안 출신 아티스트들과 만든 오케스트라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자신이 원하는 현악 앙상블,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만들어내고 싶었던 기돈 크레머는 이 오케스트라를 만든 이후 함께 기념비적인 기획 프로그램과 뛰어난 연주 실력을 선보이며 음악계에서 존재감 강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 매력적인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은 2017년 10월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2018년 독일에서 재초청 공연이 이루어졌고, 그로부터 4년 만에 한국에서 이들의 무대를 보게 된 것이다.

 

 

풀랑크와 거슈윈, 클라리넷과 만난 피아노 음악
이날 무대에는 여름밤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레퍼토리가 등장한다. 쇼팽 협주곡 연주 전, 조성진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과 함께 풀랑크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거슈윈의 프렐류드 1번을 연주한다. 김한은 지난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서, 현재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제2수석 클라리넷 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세계적인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있는 그는, 관악 주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어려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온 인물이다. 11세에 금호영재콘서트 무대로 데뷔한 후 2015년 칼 닐센 국제 실내악 콩쿠르 2위 입상, 2016년 자크 랑슬로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 심사위원 만장일치 1등상과 청중상, 위촉곡 최고 해석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ARD 국제 음악 콩쿠르 준우승과 청중상을 거머쥐었다. 남다른 앙상블 감각을 갖춘 그는 세계적인 목관 5중주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바이츠 퀸텟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클라리넷과 피아노는 클래식과 재즈를 자유롭게 오가는 특별한 악기다. 특히 거슈윈의 작품 속에서 클라리넷과 피아노와 재즈는 주 재료로 다뤄질 만큼 매우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요소들이다. 이 공연이 8월의 야외무대에서 열린다는 것, 노을 지는 하늘을 보며 로맨틱한 협주곡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조성진’을 만난다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풀랑크, 거슈윈, 재지한 스타일의 클라리넷과 피아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수 있다.
방역 때문에라도 공연장은 늘 조심스럽고 진중한 공간이었지만, 이번 여름에는 나무로 둘러싸인 대학 캠퍼스 야외공연장에서 클래식과 재즈, 클라리넷과 피아노, 음악과 자연이 조우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꼭 경험해보자.



쇼팽의 두 협주곡을 한자리에서
조성진에게 쇼팽 협주곡 1번은 각별하다. 2015년 쇼팽 콩쿠르 당시 우승을 안겨주었던 결선곡이다. 콩쿠르에서는 협주곡 1번을 연주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1번이 2번보다 연주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이지만 2005년 임동민·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 수상을 했을 때 임동민은 쇼팽 협주곡 1번을, 임동혁은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1번을 선택하는데 임동혁에게 왜 혼자 2번을 연주했느냐고 물었을 때, “형이 1번을 선택해서 나는 다른 걸 해야 할 것 같아서”라는 다소 ‘단순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조성진은 두 작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2번보다 보여줄 수 있는 테크닉이나 음악적 요소가 많은 곡”이라고 한다. 그를 포함해 많은 콩쿠르 참가자들이 쇼팽 협주곡 1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18년 조성진이 영국의 BBC 프롬스 데뷔 무대에서 2번 협주곡을 연주했을 때 <옵서버>지는 “진정한 품위와 세련미를 갖춘 연주자”라 평했다. 조성진은 국내 무대에서는 통영국제음악당 등에서 쇼팽 협주곡 1번만 연주했고, 지난해 앨범 발매 이후에는 협주곡 무대를 가질 수 없었던 탓에 쇼팽 협주곡 2번은 8월 야외무대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협주곡 2번은 1번보다 더 여성적이고 우아하게 표현해야 하는 대목이 많아 더 신경 쓰입니다. 2번을 연주할 땐 작곡 당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져 번민했던 열아홉 살의 쇼팽을 떠올릴 수밖에 없어요.”
협주곡 두 곡을 한 무대에서 연주하면 지치지 않을까 싶지만 오히려 조성진은 “협주곡 두 곡을 연달아 치는 건 몸은 힘들지만 음악적으로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한자리에서 들어보면 조성진이 말한 두 작품의 특징이나 표현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 확실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연주자가 음악적으로 집중하는 시간은 관객에게도 같이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터다.



클래식 공연을 성공적으로 유치해온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크레디아는 2010년부터 ‘파크콘서트’라는 이름으로 BBC 심포니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소프라노 조수미, 마에스트로 정명훈, 첼리스트 요요 마와 미샤 마이스키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야외무대를 만들었다. 야외 공연은 쾌적한 날씨와 야외 공간이 만들어주는 자유로운 분위기, 여기에 음악적인 감동을 기대하게 된다.
지금까지 크레디아 파크콘서트는 올림픽공원 잔디마당에서 대부분 열렸으나, 이번에는 무대를 변경해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크레디아 프롬스(CREDIA Proms)’라는 새로운 무대로 만나게 된다.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은 세계 유수의 야외 공연장들에 비견될 만큼 공연 전문 극장으로서 뛰어난 인프라를 갖고 있다. 이곳에서 클래식 콘서트를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노천극장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가장 큰 감동과 주목을 받았던 무대를 꼽자면 지난 2012년 8월 28일과 9월 1일,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출연한 오페라 <라 보엠>이다. 당시 날씨 때문에 준비 과정에서 고생이 많았지만, 한여름에도 눈이 내리는 영상 연출을 완성해낸 신선한 무대와 야외 공연임에도 여느 공간과는 달리 마이크와 스피커를 쓰지 않은 상태로도 좋은 울림을 만들어내 이 극장의 가치를 새롭게 알리게 되었다.
대학 캠퍼스 내에서도 가장 높은 지대에 세워진 부채꼴형 극장인 만큼 주변 시야 방해 없이 무대를 향한 집중도도 높고, 계단식 좌석 배치라 감상 환경도 쾌적하다. 당시 무대를 직접 관람한 사람들은 안정적인 소리 전달에 놀라며, 이탈리아 베로나의 아레나 극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오랜만에 이곳에서 열리는 본격적인 클래식 레퍼토리 무대에 많은 이들의 기대가 크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 활동해온 조성진의 모습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매번 놀랍다. 팬데믹 기간 중 변수가 생기는 중요한 무대마다 준비된 연주자로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며 이제는 그 어떤 타이틀보다도 ‘조성진’이라는 이름 하나로 꾸준히 무대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카네기홀 비르투오소 시리즈,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마스터 피아니스트 시리즈, 베를린 필하모닉 콘서트 시리즈를 비롯해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베르비에 페스티벌,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 라인가우 페스티벌 등 세계 최고의 극장과 축제에 초대받아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새삼스럽다. 런던 위그모어 홀, 빈 콘체르트하우스, 뮌헨 프린츠레겐텐 극장, 슈투트가르트 리더할레 홀, 몬테카를로 레니에 극장과 스톡홀름 콘서트하우스 리사이틀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의미 있고 상징적인 극장에서의 연주도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한국 관객과 만나는 ‘크레디아 프롬스’는 조성진에게도, 관객들에게도 특별한 자리가 될 것이다.
(크레디아 프롬스, 8월 30일 세종예술의전당, 31일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크레디아 프롬스 <조성진 그리고 쇼팽>
네이버 tv 생중계
 


마지막 여름 밤을 밝혀줄 아름다운 여름음악회
크레디아 프롬스의 첫 번째 무대가 생중계됩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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