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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PECIAL Topic] 100년 전의 우리 가곡 조회수 460
작성자 클럽발코니 작성일 2022-08-04 13:45:56

[SPECIAL Topic] 최초의 가곡 NFT ‘동무생각’
Club BALCONY 매거진 105호 (2022년 7~9월호) 中

글/조희창 음악 평론가


"봄의 고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1922년 작 ‘동무생각’은 동요조의 선율을 바탕에 둔 작품으로,
만들어지자마자 큰 인기를 얻으며 젊은이들의 애창곡이 되었던 가곡이다.

 

가곡 '동무생각'의 가사 속에 등장하는 청라언덕.


 

인간은 소통을 위해 말을 만들었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위해 음악을 만들었다. 말은 개념에 갇혀 있어서 음악 같은 이심전심의 세계를 그리워하고, 음악은 추상적이기에 말과 같이 구체적인 힘을 빌리고 싶어 한다. 그래서 말 중에서 가장 노래에 가까운 말을 골라 시를 쓰게 되었고, 그 시에 다시 음악을 입힌다. 가곡(歌曲)은 그렇게 탄생했다.
한국에 서양식 노래가 들어온 것은 1880년대에 기독교 선교사들이 가져온 ‘찬미가’와 일본을 거쳐 들어온 <창가독본>을 시작점으로 본다. 이때부터 서양식 음계로 된 음악에 한국식 가사를 써서 부르기 시작했다. 1896년 독립문 정초식에서 부른 애국가는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의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서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홍난파의 ‘봉선화’, 박태준의 ‘동무생각’, 현제명의 ‘고향생각’ 같은 창작 가곡이 탄생하고, 현제명·이인선·채선엽·정훈모 등 1세대 성악가들도 활동하기 시작했다. 흔히 ‘봉선화’를 우리나라의 첫 가곡이라고 생각하는데, 홍난파가 이 곡을 작곡한 것은 1920년이지만 당시 그가 발표한 곡은 ‘애수’라는 제목의 바이올린 소품이었다. 6년 후인 1926년에 성악가 김형준이 자신의 집에 피어난 봉선화를 보고 시를 썼고, 이 가사가 어우러져서 기악곡 ‘애수’는 가곡 ‘봉선화’가 되었다. 그러니 엄밀하게 말하면 가곡 ‘봉선화’의 탄생 연도는 1926년인 것이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1922년에 이은상(1903~1982)의 시에 박태준(1900~1986)이 곡을 붙여 만든 가곡 ‘사우’(思友, 동무생각)가 발표되었다. 가곡이라는 것이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말한다면, 한국 최초의 가곡은 ‘동무생각’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그러므로 올해 2022년이 한국 가곡 100주년을 맞는 해가 된다.

 

 

한국인의 정서와 함께해온 가곡
작곡가 박태준은 대구 계성학교에 다니던 학창 시절에 함께 교회에 다니던 한 여학생을 좋아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마산 창신학교의 교사가 된 박태준은 동료 교사이던 시인 이은상과 어린 시절의 얘기를 나누다가 짝사랑하던 여학생에 대해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이은상은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로 시작하는 멋진 시를 만들었고, 이 시와 곡이 어우러져 가곡 ‘동무생각’이 탄생했다.
노래에 나오는 청라(靑蘿)는 푸른 담쟁이를 뜻한다. 지금의 대구 달구벌대로에 있는 청라언덕이 배경이고, 그 언덕을 넘어 다니던 여학생을 백합에 비유했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고 노래했다.
1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 가곡은 한국인의 정서와 함께해왔다. “좁쌀 한 톨에도 우주가 들어 있다”는 말처럼 가곡 한 줄에도 한국 현대사가 짙게 스며 있다. 가곡은 빛바랜 청춘의 풍경을 떠올려주고, 들꽃과 저녁놀에 한숨짓는 시인의 마음을 찾아준다. 온갖 화려한 무대 연출로 치장한 대중가요가 부담스러울 때, 100년 전의 가곡 ‘동무생각’을 가만히 불러보자.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부르자던 100년 전의 그 노래가 시간의 물길을 열어 삶의 여백으로 인도해줄 것이다.



동무생각 NFT - 'DONG MU SAING GAG' NFT
한국 근대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며 ‘오빠생각’, ‘기러기’ 등 주옥 같은 가곡들을 남긴 박태준 선생.
그의 첫 가곡인 ‘동무생각’은 대구 3•1 만세 운동길이었던 청라언덕을 배경으로 탄생되었는데요.

청라언덕을 거닐던 짝사랑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담아 작곡된 곡으로, 노산 이은상 선생이 노랫말을 붙여 1922년 탄생한 한국 최초의 가곡입니다. 홍난파의 ‘봉선화’ 보다도 3년 먼저 가사가 붙여져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가곡이라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니는 곡이죠. 이 곡은 음악 교과서에도 언제나 빠지지 않고 실릴 만큼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요.

100년 전 만들어진 원곡의 정서를 살리면서도, 2022년 현재 사람들의 정서에도 닿을 수 있도록 현대적 화성으로 바꿔 편곡한 이번 NFT 녹음에는 테너 존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첼리스트 홍진호가 참여했습니다.

AR과 MR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하는 동무생각 NFT - by CREDIA, 'DONG MU SAING GAG' NFT
AR 버전은 감미로운 테너 존노의 목소리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첼리스트 홍진호의 조화로운 연주를 감상하실 수 있으며, MR 버전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첼리스트 홍진호의 연주에 직접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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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프로젝트는 크레디아와 세계문화산업포럼(WCIF)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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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아 포스트에는 꿀잼 칼럼이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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