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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OVERSTORY] 조수미와 이 무지치의 Lux.3570 조회수 230
작성자 클럽발코니 작성일 2021-11-25 12:04:30
[COVERSTORY] 조수미와 이 무지치의 Lux.3570
Club BALCONY 매거진102호 (2021년 10~12월호) 中
글/이지영 클럽발코니 편집장


 
소프라노 조수미가 이 무지치와 내한한다. 조수미는 올해로 국제 무대 데뷔 35주년, 이 무지치는 70주년을 맞이한다. 로마를 거점으로 활동을 시작해 기념비적인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이들이 이탈리아 바로크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 lux.3570 >이라는 타이틀의 앨범을 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녹음 일정이 변경되고 수차례 조율이 불가피했지만, 결국 그들의 역사를 담아낸 앨범 < lux.3570 >은 곧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앨범 발매와 더불어 조수미와 이 무지치는 오는 12월 25일과 26일 한국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연주 투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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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름을 아는 최고의 아티스트들 중에는 짧고 굵은 획을 긋고 세상을 떠난 프리츠 분덜리히 같은 사람도 있고, 천재로 주목받으며 등장한 20대부터 80세가 넘은 지금까지 여제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활동하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같은 사람이 있다. 활동 기간의 길고 짧음의 의미는 비교할 일은 아니나, 아티스트로서 정체성과 실력을 평생 유지하며 산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귀한 일이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국제 무대 데뷔 35주년을 맞았다. 1986년 10월 26일, 이탈리아 5대 극장 중 하나인 트리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주연 데뷔한 뒤 한 세대가 지난 시간이다. 이탈리아 로마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을 2년 만에 졸업하고, 이듬해 데뷔한 것이다. 그때 나이 22세였다. 여전히 건재하게 세계 무대를 누비며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는 그녀가 자랑스럽다.
조수미는 지난해 크레디아의 유튜브 채널 크레디아tv를 통해 이 무지치와 함께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에서 진행한 연주 영상을 선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는 세계인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며, 이탈리아 바로크 레퍼토리로 함께 앨범을 제작하고 투어할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수십 년간 정상을 유지하며 활동해온 이들은 앨범 발매에 맞춰 2021년 12월부터 한국, 스페인, 독일 등으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한곳에 정체되지 않도록 쉼 없이 움직여온 이들의 발걸음이 또다시 세계로 향한다.
 


국제 무대 데뷔 35주년,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무지치와 만나다
Q데뷔 3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이 무지치는 올해로 결성 70주년이 되었다고 하니 이것도 대단한 일이네요. 얼마 전 제작을 마친 역사적인 앨범 타이틀이 ‘Lux.3570’이던데, 의미 있는 두 숫자를 묶어낸 것일까요?
맞아요. 크레디아 방송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올해 저는 국제 무대에 데뷔한 지 35년, 이 무지치는 70년이 됐어요. 우리의 연주 활동을 상징하는 숫자 35, 70을 돌아보고, 이탈리아 레퍼토리를 앨범 안에 엮어보자 해서 ‘Lux.3570’이라고 붙였죠.
이 무지치와 나는 로마의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출신이에요. 로마를 거점으로 활동하다 보니 서로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필연적인 관계들이 많았어요. 공통점이 많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탈리아와 바로크 음악과 관객 사이를 더 좁힐 수 있을까, 프로그램 선곡에도 고심을 많이 했죠. 재미있는 건 로마에서 이용하는 택시 대표 번호가 3570이에요. 로마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3570 택시를 이용하는데, 숫자를 조합해보고 “우린 어쩔 수 없이 로마로 통하는구나” 하면서 엄청 웃었네요.

Q코로나 때문에 다들 변화가 많은 시간을 겪고 있는데,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녹음 과정은 그야말로 난관의 연속이었어요. 저는 평소에도 집 밖에 잘 나가지 않는 편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는 중요한 자리에도 양해를 구하고 움직임 자체를 줄였죠. 예정대로라면 앨범 녹음도 지난해 가을에 했어야 하는데, 녹음 이틀 전에 멤버 중 확진자가 두 명이나 나와서 일정을 취소하게 됐죠. 녹음 전까지 확진 사실을 몰랐다면 모두가 감염됐을 거예요.
새롭게 일정을 잡은 올해 4월에도 멤버 가족 중 확진자가 나와서 다시 연기됐죠. 이렇게 가다가는 녹음을 못 하겠다 싶어 이 무지치 멤버들이 로마에 모인 5월에 먼저 연주곡을 녹음했고, 감염자 숫자가 줄어들 때부터 리허설을 시작해 8월 1일부터 4일까지 녹음했습니다. 녹음 전에는 PCR 검사를 하고 주변 스태프들까지 그린 패스(백신 맞은 증서)를 모두 확인한 후 저를 제외한 모두가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진행했어요. 얼마나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썼던지 녹음이 끝난 후 이틀 동안 잠만 잤어요.
 


Q35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사람이 정상의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하고, 한 실내악 팀이 두 세대를 넘어 70년이라는 긴 역사와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세계적으로 드문 일입니다. 단순한 숫자를 넘어 ‘3570’이라는 조합은 보는 사람들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네요.
제 오랜 친구인 체칠리아 바르톨리도 같은 해에 데뷔했는데, 서로 이런 말을 하죠.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무대에서 활동하게 될 줄 몰랐다고, 감사하다고. 말씀하신 대로 이 무지치는 세대를 교체하면서도 명성을 유지하는 아주 특별한 팀이에요. 더 신기한 건 연주자들의 부모님들이 이 무지치인 경우도 있고 어떤 분은 아버지, 어떤 분은 할아버지가 앙상블의 연주자였다고 하더라고요.
음악적인 재능과 팀의 정신을 이어가는 사람들, 이 무지치의 역사와 가치를 아는 분들이 앙상블을 이루고 있어서 모두가 장인(匠人) 같아요.

Q그 역사를 앨범에 담기 위해 수록된 곡들이 궁금합니다.
이 무지치는 비발디 신포니아 RV168, 바세네르 협주곡 5번, 알비노니 소나타 Op.2 No.4,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샤를 아비종의 콘체르토 그로소 6번을 연주했습니다. 저는 헨델 오페라 <줄리오 체사레> 중 클레오파트라의 아리아 ‘Se pietà di me non senti’와 영화 <기생충>에도 등장했던 오페라 <로델린다> 중 ‘나의 사랑하는 이여’, 카스트라토 곡으로 알려진 비발디의 ‘나의 사랑하는 님 만나리’, 페르골레시의 <스타바트 마테르> 중 첫 듀엣 곡 ‘비탄에 담긴 성모 서 계시다’,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의 ‘차려 입은 널 보며’, 마지막으로 근대 프랑스 작곡가인 나디아 불랑제의 ’영원한 빛‘을 노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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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영혼을 정화해주는 아름다운 곡들이지만 일반 관객들에게는 이름부터 낯선 곡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 소개 좀 해주세요.
바로크 레퍼토리 앨범은 이전에도 두 번 녹음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시점에서 바로크와 이탈리아를 생각할 때 의미 있는 곡들을 담았어요. 일단 제가 그 시대 카스트라토 곡을 많이는 들어봤지만 직접 노래한 적은 없더라고요. 비발디의 ‘나의 사랑하는 님 만나리’는 언젠가 내 해석으로,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곡인데 도전할 부분이 많더라고요. 특히 숨을 안 쉬고 프레이징을 이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바르톨리 외에는 많은 사람들이 숨을 쉬고 끊어서 가더라고요. 프레이즈를 끌고 가는 만큼 아찔하게 들리는 부분이 있는데, 저도 안 끊고 싶은데 연습할 때마다 끝까지 안 되는 거예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카라얀과 공부할 때 제일 먼저 배운 게 프레이징이에요. 당황스럽지만 레가토의 정석은 숨을 쉬지 않는 것이라고 했어요. 프레이즈는 끊으면 절대 안 된다며 지휘하는 손만 보고 따라오라고 했는데, 그때에는 그분의 손만 보고 있어도 1분이나 더 소리를 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 손이 없으니까(웃음)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어서 불안했죠. 그런데 녹음실의 마법인지, 스튜디오에 들어가니까 결국 해낸 거예요. 내 자신이 뿌듯했어요.

Q헨델의 두 작품이 눈에 띕니다. 특히 <로델린다> 중 아리아 ‘나의 사랑하는 이여’는 영화 <기생충>의 후반부 생일 파티 장면에 등장해 많이 알려졌죠.
이 곡은 성악 전공생이라면 잘 아는 유명한 곡인데, 영화 때문에 다시 생각나서 녹음도 남기게 됐어요. <줄리오 체사레>의 클레오파트라 아리아는 베리에이션이 쉽지 않은 곡인데, 녹음하면서 새삼 느꼈지만 곡이 너무 좋더라고요. 헨델이 아니라 벨리니가 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라인이 아름다워서 새삼스럽게 또 사랑에 빠져서 불렀어요.

Q최근에 어머니 임종이 있었죠. 수록곡 중에 죽음의 슬픔을 아름다운 비애로 묘사한 페르골레시의 <스타마트 마테르>가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실은 앨범 녹음할 즈음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요. 노래하면서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죠. 오랫동안 편찮으셨고, 어머니를 위한 앨범도 만들어드리면서 좋아하실 만한 일은 다 했지만, 여전히 그립고 보고 싶어서 매일 성당에 가서 초를 켜고 기도를 드립니다. 페르골레시의 곡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함, 애절함, 경건함이 담겨 있는데, 그가 임종한 1736년에 썼어요. 학생 때 나폴리 음악원에서 페르골레시가 직접 쓴 악보를 본 적이 있는데 이후로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 이번엔 <스타마트 마테르> 중 첫 곡인 2중창을 노래했는데, 저 혼자서 두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해 편집했어요. 깊이가 있는 선율에 하늘을 손으로 만지는 듯한, 세상을 초월한 곡이에요. 위로가 필요한 분들께 꼭 전해졌으면 하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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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스카를라티 작품은 자료도 찾기 어렵고 무척 희귀한 곡인 것 같아요.
이 곡은 다들 잘 아는 도메니코 스카를라티가 아니라 아버지인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의 작품이에요. <약속>이라는 제 앨범에 두 부자의 곡들을 녹음한 적이 있는데, 곡이 정말 좋아요. 그 시대에 이런 작곡을 했다는 건 천재였다는 얘기인데, 레치타티보가 나오다가 멜로디가 나오고, 템포가 바뀌다가 베리에이션 끝에 카덴차가 나오는 변화무쌍하고 아름다운 곡이에요. 이 곡은 ‘Flauto dolce’라고, 우리말로는 리코더라 해석하는 그 시대의 고악기와 17세기 카를로 그리말디의 하프시코드를 2011년에 재생산한 악기로 연주했어요.

Q일전에 SNS에서도 노래하셨던 나디아 불랑제의 ‘영원한 빛’도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네요.
이탈리아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사망했어요. 뭐라도 하고 싶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노래로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 곡을 올린 적이 있죠. 불랑제는 여성 최초의 지휘자이자 19세기를 대표할 만한 뛰어난 작곡가인데다 수많은 거장들을 길러낸 스승이었어요. 바로크 시대의 음악과 맥을 같이하는 이 곡이 희망의 빛과 위로를 전해줄 거라고 믿어요. 특히 이 무지치가 쳄발로와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버전으로 너무나 아름답게 편곡하고 연주해줘서 의미 있는 곡으로 수록하게 됐습니다.

Q예전 인터뷰에서 바로크 음악은 항상 큰 숙제같이 느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점에서 부담을 느끼셨는지, 어떻게 극복하고 이번 녹음에 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주 어린 시절 바흐 인벤션을 칠 때 연습만 반복해야 하는 바로크가 지겨워서 지치고 싫었는데, 시간이 해결해줬어요. 인생에 주어지는 자극에 따라 생각도 바뀌는데, 불러야 하는 곡이 아닌 부르고 싶은 노래들이 시간에 맞게 내 앞에 떨어지더라고요. 35주년이 됐으니까 바로크를 해야겠다, 이게 아니었어요. 이 무지치와 만나면서 내가 두려워하고 부담을 느꼈던 바로크와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 거죠. 물론 데뷔 100년이 됐다고 해도 자신 없고 매력을 못 느낀다면 못 하는 것이지만, 마침 팬데믹 상황도 바로크 음악과의 접점을 만들어줬고요.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자신은 없어요. 기술적인 부분 얘기가 아니라, 바로크의 정교한 목소리를 위해서는 현재의 것들로부터 분리되어 많은 것을 절제하고 공부해야 하거든요.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온 나에게는 고악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은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이기 때문에 별도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무엇보다도 종교곡이 많기 때문에 노래하는 사람이 영적으로 꽉 채워져야 영혼이 담긴 음악이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겉으로 화려하게 부르고 레가토를 잘하는 등 벼락치기로 연습해서 깜짝 놀랄 만한 퍼포먼스를 하는 건 재주만 있으면 돼요. 그 차원을 넘어서기가 어려운 거죠. 바로크만의 영적인 소리는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내 스스로 정직해지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해요.
 


Q내한 공연 프로그램은 같은 바로크 레퍼토리지만 좀 더 친근한 곡들이 보입니다.
앨범에 있는 스카를라티의 곡을 포함해 헨델의 <줄리오 체사레> 중 클레오파트라의 아리아, 비발디의 <바야제> 중 ‘나는 멸시받는 아내라오’, 바흐의 <커피 칸타타>, 퍼셀의 <아서 왕> 중 ‘가장 아름다운 섬’, 헨델의 <알치나> 중 ‘내게 돌아와주오’ 등을 연주합니다.
앨범에서는 새로운 곡들을 시도하고 중요한 곡들을 기록했지만, 공연은 공연장을 처음 찾아 바로크 음악에 낯설 관객들까지 생각해야만 하니까요.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바로크를 잘 전할 수 있을까, 이 무지치와 오랜 시간 얘기하다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들로 구성했어요.

Q이 무지치의 연주 프로그램에는 비발디의 사계가 있습니다. 70주년 기념 무대인 만큼 그들을 상징하는 레퍼토리를 빼놓을 수 없죠.
이 무지치가 온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비발디의 사계를 기대할 테니까요. 이번엔 전곡을 한 번에 연주하지 않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가 등장해 노래하는 구성이에요. 지나치게 아카데믹한 레퍼토리로 청중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처음 바로크를 접하시는 분들도 스토리텔링이 있다면 저를 통해서, 이 무지치를 통해서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Q궁극적으로, 관객들이 바로크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인다면 좋을까요?
바로크 음악을 방탄소년단이나 뮤지컬 넘버처럼 애청 음악 리스트에 넣을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들어보면 충분히 즐길 만한 음악이거든요. 바로크 음악만의 깊이라는 게 있어요. 팬데믹을 겪는 동안 많은 분들이 그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주변과 간과하고 있던 현실,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셨을 거예요. 마지막 인사도 못 하고 혼자 쓸쓸히 죽어간 가족들의 죽음을 보면서 아픔과 슬픔, 고통, 본질에 대해 깊이 숙고하게 됐을 것 같고요.
바로크 음악은 본질만 남겨놓고 주변을 둘러싼 많은 것을 걷어낸 음악이에요. 내가 이 시기에 바로크 음악을 마주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코로나는 분명 인류의 큰 재앙이었지만 조심스럽게 동전을 뒤집어보면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기점이기도 했을 겁니다. 포장을 걷어낸 음악이 갖고 있는 본질의 힘, 그 깊이를 많은 분들, 특히 젊은 관객들이 꼭 느끼신다면 좋겠어요. 이 무지치도 무척 기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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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한국 공연 이후 스페인, 독일 등 이 무지치와 함께 연주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역사적인 공연의 시작을 한국 관객에게 처음 선보이게 되네요.
인터뷰 때마다 얘기하지만 한국과 이탈리아 관객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술가적인 기질이 넘쳐요. 특히 한국 청중들은 진취적이고 다이내믹하며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제가 고심한 노력과 흔적까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보일 정도예요. 같은 아시아 내에서도 조금이라도 다른 것을 낯설게 여기는 중국과 일본 관객과는 전혀 다르죠.
한국에서는 연주자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에 관객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곳입니다.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도 한국 관객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할 거예요. 그래서 세계 어느 곳보다도 한국 관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준비도 더 많이 하게 되죠.
나는 관객들이 ‘재미’를 경험하게 하고 싶어요. 예술은 순수함이나 아름다움도 좋지만 재미있어야 해요.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면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Q지난 9월부터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와 예술의전당에서 선생님께서 노래하시는 홀로그램 영상을 볼 수 있었어요. <호프만의 이야기>의 올랭피아가 노래하는 영상과 <마술 피리> 중 밤의 여왕이 노래하는 아리아, 드라마 <명성황후> 삽입곡인 ‘나 가거든’의 연주 영상물이었는데 기술과 클래식이 만난 기가 막힌 영상물이었던 것 같아요.
그것 보세요! 한국은 그런 게 가능한 나라거든요. 홀로그램으로 감상하는 미니콘서트는 전체 세 곡을 연주하는 17분짜리 영상으로 ‘빛으로 그린 노래’라는 작품이에요. 많은 학자들이 미래는 기술과 문화가 주도하는 세상이라고 하잖아요. 한국은 기술과 감성이 같이 가는 나라예요. 다이내믹한 이곳에서 테크놀로지와 아티스트적인 센스가 결합하니 얼마나 특별하겠어요. 더 많은 일들이 세상을 놀라게 할 거예요.
홀로그램 연주 영상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최초로 만들어서 상영하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섹션이었다고 하는데, 예술의전당에서도 볼 수 있어요. 이렇게 다각적인 방법으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한국, 너무 근사하지 않나요? 바로크 음악도 충분히 받아들여주실 거라 믿고 가겠습니다. (조수미&이 무지치, < lux.3570 > 12월 25~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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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발코니 (클럽발코니 매거진 102호 [2021년 10~12월호]) ©clubbalcony.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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