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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디토씨의 음악여행수첩] 볼가강의 뱃노래
황지원 2018-11-14 221
러시아인들은 광대한 그들의 땅을 ‘어머니의 대지’라 이른다. 그 땅을 관통해 흐르는 유럽 최대·최장의 강 – 무려 3,700km에 해당하는 장강인 볼가(Volga)는 ‘어머니의 강’이라 불린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민요도 바로 이 강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저 유명한 ‘볼가강의 뱃노래’다. 민요의 내용은 볼가강 유역을 거슬러 오르는 배의 닻줄을 힘겹게 끌어당기는 인부들의 노동요다. 그러니까, 말이 뱃노래지 배 위에서 부르는 호방하고 팔자 좋은 음악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러시아의 위대한 화가 일리야 레핀이 이 노동요의 배경이 되는 배끌기 광경을 그림으로 남겼다.
레핀의 회회가 사실 이 곡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림 속 인부들에겐 삶의 모든 희노애락이 엿보인다. 처절한 원시적 노동이 주는 절망적 힘겨움, 거부할 수 없는 삶의 비루함. 그 속에서 누구는 절망하고, 또 누구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내일을 갈망한다. 그들의 강인한 육체, 번뜩이는 안광, 거칠고 광활한 대자연과 노동자들의 권태가 뒤섞인 처연하고 순수한 날 것 그대로의 모습 등은 새삼 삶에 대한 깊은 경의를 불러 일으킨다.

작자 미상의 노동요 ‘볼가강의 뱃노래’ 또한 레핀의 그림처럼 고단한 인생사 속에서도 끊이지 않는 러시아인들의 질긴 생명력을 담아냈다. ‘에이 우크넴’, ‘아이다다 아이다’로 이어지는 단순한 후렴구 속에는 질곡으로 가득 찬 역사 속에서도 러시아 민초의 삶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어떤 장엄한 긍정 같은 것이 담겨있다.
2013년의 일이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제2극장이 개관 기념 갈라 콘서트를 가졌다.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지휘봉을 들고 마린스키를 대표하는 오페라와 발레계의 월드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발레리나 율리아나 로파트키나,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베이스 일다 압드라자코프 등등.

그러나 모든 축하무대 가운데서도 가장 압도적이었던 건 ‘볼가강의 뱃노래’ 합주였다. 베이스 미하일 페트렌코의 위압적이고 깊숙한 호흡의 가창을 시작으로 그를 둘러싼 남자들이 힘 있고 거칠며, 강인하면서도 장엄하고, 어둡고도 신비로운 느낌으로 이 민요를 힘차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민요 ‘볼가강의 뱃노래’ 베이스 미하일 페트렌코, 마린스키 합창단. 발레리 게르기에프 지휘)
러시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노래이다. 정치상황에 따라 공산주의 인민을 찬양하는 노래로, 때로는 정치권력에 의한 체제선전의 도구로 악용되던 음악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장구한 역사를 지닌 민요는 그런 질곡과 왜곡의 역사에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볼가강의 뱃노래는 결국 모든 러시아인을 위한 ‘영원한 어머니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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