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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무대 갖는 임동혁, 임동민 이지영 | 음악칼럼니스트

지난해 10월 22일, 이른 새벽부터 뉴스 채널을 돌리며 기다렸던 소식이 있었다. 톱 기사로 떠오른 임동혁, 임동민 형제의 바르샤바 쇼팽 국제 콩쿠르의 공동 3위 입상. 참으로 굵직한 뉴스거리가 많았던 2005년 음악계이지만 제15회 쇼팽 콩쿠르의 이모저모는 예선이 치러지는 3주 전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1위는 30년 만에 폴란드 출신의 연주자가, 그리고 2위 없는 공동 3위에는 한국 출신의 형제 피아니스트가 수상했다.

세계 음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쇼팽 콩쿠르 이후, 이들 형제는 콩쿠르의 부상으로 주어지는 연주회를 비롯한 각종 연주회로 여전히 바쁘다.
“콩쿠르가 끝나면 한가하게 지낼 수 있을까 했더니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네요. 한국 무대를 준비하면서 연말을 지내고 있어요. 모두 새로운 프로그램이라 조금 쫓기듯 연습하고 있지만 레퍼토리를 늘려가는 기회이니까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어요.”(동혁) 
“마음먹고 쉬어보려고 했는데 여건이 만만치가 않네요. 12월 30일 대전에서 송년음악회를 시작으로 1월에는 연주 일정이 꽤 많이 잡혀 있습니다. 대전공연은 제가 꼭 연주해보고 싶었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입니다. 많이 알려져 있고 좋아하시는 분이 많은 곡이니까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동민) 
임동혁과 임동민의 음악은 너무나 다르다. 동생은 직관이 발달된 감각으로 화려하고 거침없는 연주를 들려주고, 형은 관조적이고 내성적이고 조금은 묵직하게 음악을 만들어간다. 비슷한 형태에서 경쟁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피아니스트들 가운데 형과 동생이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비교되는 자리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재능은 형보다 제가 더 많이 갖고 태어났어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런 요소가 위험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재능에 너무 중점을 두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의 제 나이는 그런 가능성을 보일 수 있는 나이예요. 그 점을 언제나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노력하고 있어요. 형과 나는 음악을 봐도, 성격을 봐도 차이가 있죠. 내가 보기에 형은, 현재보다는 앞으로가 더 재미있어지는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해요.”(동혁)
“동혁이는 음악성과 발군의 테크닉 등 많은 재능을 타고난 뛰어난 피아니스트입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음악적으로 공부할 게 아직도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와 동생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굳이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동민)

같은 질문을 해도 동혁과 동민은 대답하는 어투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성격도 전혀 딴판이다. 음악은 그 연주자의 성격대로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 얘기는 두 형제를 보면서 바로 느낄 수 있다. 성격대로 이들의 연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임동혁은 이미 다양한 무대에서 접해왔고, EMI에서 출시된 그의 데뷔 음반은 프랑스의 음반지 <디아파종>으로부터 ‘황금상’을, 두 번째 음반은 <르 몽드 라 무지크>에서 최고 음반에 CHOC 음반에 선정되는 등 평론가들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평단은 물론 연주회 때마다 ‘오빠 부대’를 이끄는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다.
그에 반해 임동민의 무대는 아직은 뭔가 좀 궁금하다. 임동혁의 연주는 자주 접해왔고, 그래서 그의 연주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단번에 솔깃하지 않은 임동민의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무대 위에 뛰어나오듯 달려들어 세련되고 화려한 음악으로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임동혁과는 달리, 지난해 호암아트홀 무대에서 만난 임동민은 등장부터 뭔가 어색하다. 피아노 앞에서 주저하는 듯 엉거주춤한 그의 제스처를 봤다면 미숙하다 여겨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연주는 동생 말대로 ‘두고 보면 더 재미있는 연주’였다. 특히 쇼팽의 전주곡 일부와 슈베르트의 후기 소나타에서는 두 작품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은근한 무게감을 슬그머니 꺼내 보였는데 사실, 좀 놀랐다. 이 연주자는 지금보다 나이가 들어서 빛을 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페라이어를 좋아한다던 그의 미래에는 페라이어보다 더 깊은 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저는 제 자신이 누굴 닮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임동민이니까 저만의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의 틀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페라이어는 좋아하는 연주자 중 한 분입니다. 그분의 연주나 음악을 듣다 보면 음악에 대한 그분의 열정과 헌신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런 그분의 음악에 대한 성실함을 좋아하는 거죠.”

두 형제는 먼저 1월 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대욱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쇼팽의 협주곡 1번(임동민)과 2번(임동혁)을 연주한다. 쇼팽 콩쿠르에서 선보인 바로 그 곡이다. 이어 임동혁은 1월 8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대구와 울산, 서울, 창원에서 독주회를 갖는다(서울, 1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레퍼토리는 아직까지 무대에 한 번도 올리지 않은 작품들로 쇼팽의 발라드 전곡과 슈베르트의 즉흥곡 Op.142 No.1, 2, 3,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이다.
“이제는 다른 레퍼토리에도 시선을 돌리려고 해요. 바흐는 아직 부담스럽지만 바흐-부조니의 샤콘느부터 고전 레퍼토리까지 의식적으로 넓혀 연주할 생각이에요.”
임동혁은 이제 콩쿠르에는 더 이상 도전하지 않고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 활동할 계획이다. 하노버 국립음대를 졸업한 지금, 미국으로 건너가 피아니스트 리처드 구드에게 음악을 배우고 싶어 한다.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모차르트 녹음을 남긴 구드. 그와 인연을 맺게 된다면 임동혁의 음악세계에는 작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금 그는 마치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처럼 기대감과 동시에 이전에는 맛보지 못한 어려움과 조금씩 대면하고 있는 상태이다. 
“연주활동을 하면서, 아직 너무 힘들다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종차별은 많이 느껴요. 우선 미국에서 적응하고 공부하고 살아가는 게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도 미국에 거주하고 싶고 이곳을 중심으로 연주활동도 했으면 좋겠어요.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리처드 구드와 같이 훌륭한 거장 피아니스트한테 음악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만일 잘 안 된다고 해도 ‘피아니스트’에게 배웠으면 좋겠어요.”(동혁)
이와는 달리 형 동민군은 콩쿠르에 더 도전해볼 생각이다.
“아직까지 계획된 건 없어요. 하지만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실력과 레퍼토리를 더 쌓아갈 계기가 있다면 생각해보려고요. 내년에는 하노버 국립음대 졸업시험과 새로운 학교 진학이 가장 시급해요. 12월 30일 대전을 시작으로 1월 5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동혁이와 함께 연주하고 1월 20일부터 일본에서 쇼팽 콩쿠르 입상자들의 갈라 콘서트가 있어요. 3월에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독주회를 위해 입국할 계획이고, 하반기에는 폴란드 등지에서 쇼팽 페스티벌 등의 연주가 잡혀 있습니다.”
임동민 역시 독일에서의 공부를 마치면 역시 뉴욕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 역시 리처드 구드가 있는 메네스 음대를 구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계획은 없다.

한국인 피아니스트들이 세계 무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임동혁과 임동민 형제는 그 중심에 서 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비슷한 비중으로 주목받고 있는 두 피아니스트. 엄밀히 말하면, 피아니스트로서의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콩쿠르라는 고지를 점령하고 이제는 자신의 음악세계를 마음껏 만들어가는 그 출발점에 있다. 임동혁과 임동민, 이들의 1월 무대는 격려와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글을 쓴 이지영은 월간 <피아노 음악> 기자를 거쳐 월간 <복스(VOX)>의 기자로 활동했다. 현재 프리랜서로 여러 음악 관련지에 기고 있으며 KBS 제1FM <실황음악회>의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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