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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불 꺼진 창(Fenesta che lucive) 정재옥 |

불 꺼진 창(Fenesta che lucive)


프랑코 코렐리가 부르는 ‘불 꺼진 창’을 들으며 프롤로그를 시작합니다. ‘오 솔레 미오’와 함께 이탈리아 나폴리를 대표하는 곡입니다만 두 곡의 감정은 극단에 놓여 있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창궐 상황이 지구촌을 암흑으로 덮은 듯, 지금 태양은 보이지 않습니다. 국경 간의 셔터는 내려졌고, 불 꺼진 창을 바라보며 서로 무사하기만을 바라는 가슴 시린 2020년의 봄입니다.


어두운 극장에 들어선 것처럼, 시간이 잠시 지나니 주변의 사물들이 흐릿하게 보이고, 작은 소리도 귀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직접 볼 수 없는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의료진, 방역 관리 요원들, 행정공무원, 군인, 경찰들, 서비스를 멈출 수 없는 공항·항공·대중교통 종사자분들, 이른 새벽 거리와 각 건물·지하철 청소를 하고 소독하시는 분들…
헤아릴 수도 없는 많은 분들이 보이고 그분들께 절로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현장을 지키는, 그리고 일상을 지키려 노력하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위안과 희망을 동시에 느끼는 2020년의 봄.
1985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Windows를 발표했습니다. 지구촌이 하나의 창으로 연결된 것입니다.
랜선을 넘어 인터넷으로, 무선으로, 스마트폰으로 창의 모양도 끊임없이 진화할 무렵 빌 게이츠는 또 하나의 창을 열었습니다. 빈곤·질병 퇴치를 목표로 한 재단을 설립한 것입니다. 2000년부터 55조 원을 질병 퇴치에 기부한 그는 마치 코로나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2017년에는 전염병 대비 혁신 연합도 출범시킵니다. 2020년 봄에 마이크로소프트와의 45년 인연을 마무리한 빌 게이츠는 새로운 인생의 창을 열었고, 그 창가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은 새삼 따뜻합니다.
미리 만나본 종말의 모습은, 아직 끝나지 않은 각자의 삶들을 거울에 비추어주는 듯합니다. 살면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묻기도 하고, 일상의 소중함을 예찬하게도 합니다. 역설적이지만 고난이 주는 미덕들도 보입니다. 우리는 조금 더 겸손해지고, 조금 더 주변을 둘러볼 것이라는 믿음.


저 남쪽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입니다. 반도의 끝자락에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태어났고, 그 기운을 받아 언제부턴가 통영국제음악제도 열리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23개 국가에서 363명의 음악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던 올해 봄 축제는 취소되었습니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통영국제음악재단(TIMF)의 플로리안 리임 대표는 5월 말, 혹은 7월 초로 시기를 옮겨서라도 프로그램을 유지할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마찬가지로 크레디아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연주자들과 기획자들도 예정된 공연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모진 시기가 다 지나기 전일 수도 있겠지만, 크레디아는 많은 분들과 논의하여 다가오는 공연들을 준비하겠습니다.
빌 게이츠와 닮은 듯, 또 다른 창의 모습도 그려봅니다. 폭풍우 지나간 하늘을 보며 ‘오 솔레 미오’를 부를 수 있는 그날을 미리 상상해봅니다. 클럽발코니 회원 여러분, 부디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얼마나 멋진 햇볕일까.
폭풍우는 지나가 하늘은 맑고 상쾌한 바람에 마치 축제처럼 햇빛이 비쳐왔다.
그러나 그 태양보다도 더 아름다운 너의 눈동자.
오, 나의 태양이여.


그것은 빛나는 너의 눈동자 (O Sole Mio 중)


 

정 재 옥 클 럽 발 코 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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