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Library Magazine
[PROLOGUE] 다가오는 것들 정재옥 |

The best and most beautiful things in the world cannot be seen or even touched-they must be felt with the heart.

-Helen Keller

 

 


연말을 맞아 공연도 많고 마무리할 일들도 많은데, 클럽발코니 편집장이 불쑥 사무실로 들어옵니다. 아차, 원고 독촉이구나 싶었는데, 크레디아 25주년 특집에 쓸 사진들을 찾으러 왔군요. 지금 여러분께서 읽고 계신 졸고를 넘기면 만나실 수 있는 추억의 사진들입니다.비로소 2019년을 실감합니다. 고마운 분들의 얼굴도, 그때 그 자리에 함께했던 음악들도 떠오릅니다.


30
대 초반에 문을 열었으니, 크레디아는 25세 청년이지만 문 연 사람은 중년이 되고 말았습니다. 친구나 선배들이 말하는 당이 떨어졌네, 감이 떨어졌네 같은 농담도 익숙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익숙한 듯 낯선 것이 나이 듦입니다. ‘다가오는 것들’은 영화 제목이기도 하죠. 중년의 주인공 이자벨 위페르는 청춘과는 또 다른 두 번째 상실의 시대를 맞습니다. 하는 일은 안 풀리고, 가족마저 타인이 되며, 멀리 찾아간 젊은 친구들과의 만남도 세대 차이만 실감케 해줍니다. 하지만 그녀는 다가온 낯선 상실들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가치와 위안도 찾아내죠. 행복한 시절은 지나갔어도 희망은 아직 곁에 있다는 암시는 슈베르트의 음악이 담당합니다. 가곡 ‘물 위에서 노래함’이 <백조의 노래>처럼 스크린에 흐를 때, 치유받은 사람이 되어 가슴 따뜻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4
차 산업 혁명이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모든 사물에 인터넷이 연결되고 인공지능까지 탑재되니, 기계와 대화하고 로봇이 대신 일을 합니다. 인종 간, 사물 간 언어 장벽마저 사라져서 동식물과도 대화할 수 있다는 뉴스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익숙함들과 이별하는 일도 버거운데 새로운 시대까지 읽어야 하니 중장년층들의 피로도는 여전하겠지요. 본인의 취향만큼 타인의 시선이 중요했고, 대열에서 벗어나면 야단 난다 배웠기에 홀로 남겨지면 불안이고 패배라 여겨왔었죠. <보헤미안 랩소디>의 8백만 관객 돌파 소식이 기쁘면서도 애잔한 이유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질문이 없어졌다고 한 노교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유를 여쭈니 유선생이 모든 답을 주는 세상이라는 것이지요. 짐작하신 대로 유튜브가 많은 이들의 선생, 유선생입니다. 노교수가 연주를 배우던 수십 년 전을 짐작해봅니다. 어렵게 구한 악보와 피아노, 그리고 절대 고독의 순간들. 나름대로 악보 뒤에 숨은 작곡자들에게 질문도 던지고 해석도 내놓으며 건반과 씨름했겠죠.
그 음악 소녀가 천재일우로 리히테르나 루빈슈타인 같은 거장의 공연을 들었을 때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서 만난 파란 하늘 정도로는 그 감동의 표현이라 할 수 없겠죠.
유선생도, 인공지능 로봇도 좋지만, 고전적인 방법으로 예술을 접할 때만큼의 감흥을 줄 수는 없으리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영감(靈感, Inspiration)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디지털로 전하되, 궁극의 만남은 가상 아닌 현실 공간에서 좋은 벗들과 나누는 감동의 무대여야 한다는 클럽발코니의 초심을 지켜줄 영감.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25년의 무대를 꿈꾸고, 만들고, 나눠줄 사람들. 저와 크레디아 직원들, 그리고 연주자들은 그 모든 무대가 여러분께서 계셨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두를 대신해서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CREDIA이기에, Club BALCONY이니까 가능한 감동의 무대들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정 재 옥 C R E D I A 대 표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이 없습니다..
현재 0 bytes / 최대 1000 bytes
Tickets
Classics
Package
Yearly
LIFE
DITTO Classics
Travel
LIBRARY
Balcony Friends
Magazine
e-Leaflet
Program Archive
LOUNGE
News
Event
Balcony Talk
FAQ
Booking Guide
Contact us
PARTNER
Presenter
Venue
Join MEMBER
About Club BALCONY
Join Club BALCONY
Friends of Club BALCONY
가입사실확인